[의협신문]대법원 '치과 보톡스·한의사 초음파' 판결 "국민건강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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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원시의사회 작성일26-07-21 10:31 조회15회 댓글0건짧은 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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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원 교수 [의료법학] 학술지 발표 "면허체계 본질 훼손·국민건강 위협" 경고
"의료행위 경계 모호해지면 과잉진료 양산…'해악금지' 원칙 따라 보수적 해석해야"
대법원의 치과의사 보톡스 판결과 한의사 초음파 판결은 현행 이원적 보건의료체계를 흔들고,국민 보건위생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는 법학계의 진단이 나왔다. 대법원이 의학의 전문성과 학문적 배경을 도외시한 채 '기능적 편의성'과 '수요자의 인식'만을 기준으로 면허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규원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한의료법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의료법학] 최근호(제27권 제1호)에 게재한 '의료법 제2조에 대한 고찰-제2조 제1항, 제2항 1, 2, 3호를 중심으로'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들이 의료법의 목적을 오해하고 직역 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정 교수는 대법원이 치과의사의 미간 및 눈가 보톡스 시술을 허용한 전원합의체 판결(2016년 7월 21일 선고 2013도850)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현행 의료법 제2조 제2항 제2호는 치과의사의 임무를 '치과 의료와 구강 보건지도'로 명확히 한정하고 있다.
당시 대법원 다수의견은 "의료행위의 개념은 고정불변이 아니라 의료기술의 발전과 시대 상황, 수요자의 인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안면부 전체로 확대 해석했다.
정 교수는 "전통적 관념과 사전적 정의상 눈가와 미간은 치과 및 구강 보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의료법 제2조가 명시적으로 '구강보건'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이를 구강이나 악안면이 아닌 부분까지 확대하는 것은 법률 문언의 범위를 넘어선 자의적 해석"이라면서 "대법원의 논리는 법치주의의 근간과 문언적 한계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 교수는 "이러한 판결은 의료현장의 행위자들에게 사전에 자신의 행위가 위법인지 적법인지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법적 불안정성'을 초래한다"며 "사법부의 가변적 판결 전까지는 면허 범위를 알 수 없게 되고, 무면허 의료행위를 규제하고 처벌하는 형법의 '행위결정 규범 기능'을 마비시킨다"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한의사의 현대적 진단기기인 초음파 사용을 허용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22년 12월 22일 선고 2016도21314) 역시 "면허의 형식적 기준 대신 행위의 내용과 위험성, 요구되는 전문지식 수준을 종합 고려하는 '기능적 접근법'을 취했다"면서 "'의료 면허체제의 구조적 현실'을 완전히 오독했다"고 꼬집었다. 특정 의료행위의 적법성을 기능적 측면만으로 판단하는 방식은 의료 면허가 단일화된 국가에서나 유효하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처럼 의사와 한의사라는 두 가지 학문적·법적 체계가 엄격히 분리 공존하는 상황에서 기능적 확대 해석은 직역 간 경계를 무너뜨려 극심한 혼란을 야기한다"고 지적한 정 교수는 "어떤 분야의 학문이 독자성을 갖추려면 고유한 인식론과 방법론이 존재해야 한다. 서양의학적 인식론과 과학적 방법론에 기반해 개발되고 정당화된 초음파 진단 원리를 한방의학적 근거 없이 단순히 '보조적 수단'이라는 이유로 사용하는 것은 한의학의 독자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모순에 빠지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정 교수는 "대법원의 이러한 기능적 영역 확대가 의료 현장에서 국민 보건위생의 심각한 위해와 법적 책임의 형해화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불법적 과잉진료와 진단 방법의 오·남용 문제를 짚었다.
정 교수는 "의료행위의 모든 과정(진찰·검안·진단 등)은 궁극적으로 질병의 예방과 치료라는 목적과 필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면서 "치료 방법과 인식론적 체계가 완전히 다른 직역이 진단 수단만을 가져다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은 환자들에게 신체적 위험은 물론 경제적 과잉진료 부담을 고스란히 전가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사법적 책임과 과실 판단 기준도 심각하게 왜곡한다고 우려했다.
정 교수는 "만약 한의사의 초음파 기기 사용을 진단 보조 행위로 허용한다면, 오진이나 과실이 발생했을 때의 주의의무 판단 기준은 해당 기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의사(영상의학과 등) 수준에 맞춰져야 한다. 체계적인 의학 교육과 임상 경험이 유기적으로 유지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대 의료기기를 오용하는 행위는 단순 과실을 넘어 환자에게 해악을 야기하는 '미필적 고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사법부가 법을 해석할 때 가장 먼저 전제해야 할 최상위 규범으로 의료법 제1조(국민의 건강 보호와 증진)를 제시했다.
정 교수는 "의료윤리의 제1원칙은 예로부터 '타인에게 해를 주지 말 것(해악금지의 원칙)'"이라며 "인체를 대상으로 하고 언제나 보건위생상 위해를 수반하는 의료행위의 허용 범위는 환자의 안전을 위해 최대한 좁고 보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의료법의 본질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단편적인 교과서적 지식이나 기기 조작법을 안다고 해서 인간의 질병을 예방·진단·치료할 능력을 보유했다고 볼 수 없으며, 사법부가 기능적 편의주의에 치우쳐 면허의 장벽을 낮춘다면 의학 서적 몇 권을 읽고 전문가를 자처하는 무면허 행위자들을 통제할 법적 명분을 잃게 된다"고 지적한 정 교수는 "플라톤의 정의론처럼 각자의 전문 영역을 충실히 수행하고 타인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 법질서의 확립만이 환자의 생명권과 국민 보건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의료법학회(The Korean Society of Law and Medicine)는 의료분쟁·의료제도 기타 의료관련 법현상을 이론적으로 연구하고 그 성과를 발표함으로써 학제적 연구 분위기를 진작하고 법학의 발전과 의료환경의 개선 및 의료복지 향상에 공헌하는 것을 목적으로 1999년 공식 출범했다. 2008년 공식 학술지 [의료법학]을 창간, 제27권 최근호를 발행했다.
출처 : 의협신문(http://www.doctor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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